01.22-28
팀장님의 장기 근속자 포상 휴가 부재로 며칠간은 자유 아닌 자유의 몸. 팀장님이 불편한 분은 아니지만 그래도라는 게 있으니까.
전에 만족했던 일본식 철판요리 집에 다시 방문. 현우랑 오려고 다시 신청했는데 이번에도 혼자. 그래도 음식은 너무 맛있었고, 결국 한 잔 했다.
연말정산 도래. 작년, 회사를 두 번이나 옮기는 바람에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많아 불편했다. 이직 후 스캔은 처음이라 방법을 배웠다.
미용에 쓰는 돈이 아까워 웬만하면 일로만 처리중이다. 저번 염색 후 받았던 조언을 통해 매직 시술을 선택했다. 머리숱 자체가 적은 편은 아니나 워낙 얇아 순식간에 끝났다. 뭔가 찰랑찰랑. 기분이 좋다.
요즘은 애견 용품이나 간식도 협찬으로 종종 받아본다. 사료와 패드는 고정이라 사양이지만, 간식이나 장난감은 너무 반갑다. 이번에 받은 강아지껌은 원하는 대로 양을 조절할 수 있는 데다, 노견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 더욱 마음에 든다.
애플워치 스트랩을 선물받았다. 나는 비건이라는 단어에 굉장히 취약하다. 육식공룡인데 왜?
금요일의 점심 회식. 베트남 음식점에 방문했다. 항상 쌀국수만 주문하다 오늘은 반미를 주문했고, 생각 이상으로 맛있었다. 이 집은 찐인 것 같으니 다음에는 팟타이를 먹어볼 것. 너무 먹는 이야기만 하나 생각이 들었지만, 이순신의 난중일기도 훈련, 먹기, 어머니 걱정, 원균 욕 패턴이었던 걸 생각하며 외면.
이후엔 또 수빈님이 커피를 사주셨다. 이에 질세라 마카롱을 사버렸다. 커피를 들고 말로만 듣던 한강을 보러 갔다. 생각보다 정말 가까웠구나 생각이 들었으나 겨울엔 자주 보러 가지 않을 것 같다. 청담대교에서 영동대교 중간까지 걸어가다 점심시간이 끝나가 돌아갔다. 회사에 돌아가 자리를 돌아다니며 마카롱을 배분했다.
주말이 오는 동시에 현우가 함께 와 두 배로 기쁘다. 새로 오픈했다는 무한리필 슈하스코 집에 방문했다. 무한리필이라는 단어는 어감이 저렴해서 좋아하지 않으나, 그 뒤에 슈하스코라는 단어가 붙었을 땐 다르다. 배가 불러 더 먹지 못한 것이 아쉽지 음식의 퀄리티나 분위기 등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 없었다. 마무리 커피까지 완벽했다. 원두가 무엇이냐 물어보고 싶었지만 말았다.
집에 도착하니 현우가 미니 브랜드의 캡슐을 주문해 놓았더라. 하나는 크고 두 개는 작았다. 오렌지처럼 펼처지는 그것인가 기대하며 열었는데, 그 큰 캡슐을 가득 채운 인형이 나와 당황했다. 허쉬 초콜릿 강아지라는데 미니어처를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슬퍼졌다. 그래도 작은 캡슐에선 미니어처들이 나왔고, 이상하게 퀄리티가 다른 시리즈들보다 낮아 더 슬퍼졌다. 기껏 사줬는데 반응이 너무 솔직해서 미안. 그래도 너의 섬세함이 좋구나.
생각해 보니 내일 광주에 내려가는 날이었다. 갑자기 찾아온 설 연휴도 아닌데 조금 얼떨떨했다. 요즘 뇌가 쉴 틈 없이 살아서 그런지 정신이 없다. 그런 것 치고 쿠팡으로 주문한 쿠키를 데리고 갈 가방이 도착했으며, 광주에 가서 요리할 재료들도 도착완료를 확인했다.
아침까지는 아니고 12시는 안 된 때에 현우 찬스로 편하게 수서역에 도착했다. 잠깐 루비를 산책시키고 기차에 탔다. 현우가 같이 가고 싶다고 해줘서 마음이 따뜻했다. 나중엔 원하지 않아도 그래야 할지도 모르지.
또 한층 늙어있는 엄마와 아빠가 송정역까지 데리러 왔다. 택시타고 오라고 할 법도 한데, 한 번도 귀찮다고 말하신 적이 없단 걸 문득 깨닫는다. 엄마는 나와 끝없이 대화하고, 아빠는 과묵하다. 집에 도착해서는 강아지들을 대충 챙기고 요리 아닌 조리를 시작했다.
시메사바로 고등어 봉초밥을 만들고 단새우와 우니를 정리해 감태와 함께 내놓았다. 엄마는 난데없이 벨라룩스 여행 후 두드러기가 났다며, 먹을 수 없다고 해 아빠 차지가 되었다. 생각보다 좋아하셨던 것 같은데 말로 한 것이 아니니 추측으로만.
이후 엄마가 여행에서 사 온 고디바 초콜릿을 먹으며, 보면 볼 수록 엄마의 두드러기가 그냥 두드러기는 아닌 것 같아 찾아봤다. 내가 볼 땐 빈대에게 물린 것 같은데, 엄마는 두드러기보다 빈대에게 물렸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싫은가 보다. 고디바 초콜릿은 너무 달아서 괴로웠다.
저녁엔 예약해두었던 소고기 정육식당에 방문했다. 생각보다 퀄리티도 좋고 사람도 북적북적해 신년 분위기가 났다. 이가 안 좋아 고생하는 아빠를 위해 지방이 예쁘게 핀 부위만을 골라 주문했다. 원래라면 고기 마스터인 아빠가 진두지휘를 했을지 모르겠으나 이젠 집게가 내게 넘어왔다. 맛집만 골라 다닌 덕에 굽기 하나는 끝내주게 잘하게 되어 다행히다라는 생각과 집게와 함께 넘어온 것들을 생각했다.
집에 도착해 배가 고픈 것이 아니었는데, 괜히 오코노미야키를 만들어 소주를 한 병 꺼냈다. 엄마는 두드러기를 이유로 아빠는 내일 치과에 가신다기에 결국 혼자 조금 더 마셨다. 무엇이든 건강 다음이구나.
일어나 루를 만들고 감자를 넣어 수프를 만들었다. 찰기가 있는 감자였는지 유난히 진득한 수프였다. 베이글을 에어프라이어에 조금 돌리고, 오믈렛을 함께 내놓았다. 최근 유럽에 다녀온 엄마는 아직 한식이 더 반가웠던 것 같다. 내가 오기 전엔 한 번도 쓰지 않았던 것 같은 히말라야 소금 그라인더가 나왔다. 엄마가 그라인더를 아무리 돌려도 안되니 아빠가 한숨을 쉬고는 안쪽의 마개를 꺼내주었다.
이제는 친척오빠가 맡아서 한다는 작은 이모네 떡집에 갔다. 설을 앞두고 모두 분주하고 정신 없었다. 작은 이모에게 인사하자마자 엄마는 대뜸 옆에 자리를 잡고 일을 하기 시작했다.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옆에 자리를 잡고 떡국 사리를 옮기며 돕는 시늉을 했다.
갓 나온 떡들은 여전히 감탄스러웠다. 가히 갓 나온 빵 그 이상이라고 자신한다. 촉촉하고 쫀득한 식감이 치즈를 연상시킨다. 이모의 고집 있는 손맛은 문화재로 지정해야 마땅하다.
이모가 고생했다며 육회비빔밥을 사주셨다. 그냥저냥 먹을만 하다고 하셨는데, 생각 이상으로 맛이 좋았다. 오랜만에 이모와 이모부를 마주하고 밥을 먹으니 색다른 느낌이었다.
전국에 눈이 내릴 예정이라고 한다. 아빠는 할아버지를 모시러 완도에 갔다. 엄마가 웬만하면 더 있으라고 붙잡는데 눈길 무서우니 예정대로 일찍 올라가라고 했고, 청개구리가 발동해서인지 내일 가겠다고 했다. 이상하게 잠이 쏟아져 엄마가 백화점에 가자고 하는데도 일어나지 못했다. 한참을 자고 일어나니 엄마가 새우만두를 사 왔다기에 나눠먹었다. 쿠키와 루비는 아빠의 침구 위에서 나름의 시간을 보내고 있더라. 여전히 쿠키는 바닥에 본인이 이해할 수 있는 바닥이 아닌 이상 움직이지 못한다.
저녁엔 엄마와 한 잔 하러 나왔다. 엄마가 나 아니면 안 갈 것 같은 곳을 찾아 들어갔던 술집은 영 별로였다. 서울에서 이렇게 장사하면 망하는데 싶은 가게들이 보여서 마음이 좋진 않았다. 이후 엄마가 가보았다던 가게에서 조금 있다가 귀가했다.
오전엔 부족했던 잠을 채우고, 오랜만에 뵙는 할아버지에게 근황도 전했다. 한 자리에 주저앉은 쿠키를 보시고는 점잖은 강아지라고 하셨다. 90이 넘은 할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삶을 보내고 있으실까 문득 궁금했지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금새 내려왔다.
아빠의 오래된 차를 보며 복잡한 마음으로 송정역에 도착했다. 나 혼자서도 갈 수 있다고 한사코 거절해도 강아지 두 마리는 힘들다며 엄마가 따라 올라왔다. 시간이 약간 남아 애매하니 화장실도 괜히 다녀오고 주변을 둘러보다 매체에서 봤던 쫀디기도 구매했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아 서울에 도착하면 점심시간이 한참 지날 것 같아 이삭토스트에서 언제나처럼 햄치즈를 주문했다. 고등학생 때 미술학원 가기 전 저녁식사 단골 메뉴였는데, 여전히 맛있고 속이 편하다.
도착하니 현우가 데리러 왔다. 어쩜 이리 성실할까. 보고싶었다고 말해주는 마음이 따뜻해 더 반가웠으나 괜히 툴툴거렸다.
너도 새해 복 많이 받아. 각자가 있어야 할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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